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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n 'bl3' : 저음형 1dd 이어폰의 마지노선
    제품리뷰 2021. 8. 1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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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N 'BL03'

    차이파이 이어폰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원동력은 외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버이어타입의 프로페셔널한 이어폰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었던 점이 큰 어필이 되었죠. 두번째는 하이브리드 혹은 다중 드라이버의 채용입니다. 이전엔 고가의 이어폰에 채용되었던 하이브리드, 다중 듀서를 저렴한 가격에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차이파이 제품은 큰 관심을 받아 왔습니다. 물론 그 제품들이 항상 좋은 평을 받아온건 아니었죠. 

     

    그 사이에서 최고의 가성비라고 불린 BLON의 BL03은 여러모로 기존의 차이파이 제품관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화려한 플라스틱으로 귀를 가득 채운 유닛 대신, 단순하고 묵직한 재질의 유닛과 1dd 듀서는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았겠지만, 오로지 소리만으로 무수히 많은 중국제 이어폰 중 오랫동안 추천 리스트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외형

    처음 이어폰을 케이스에서 꺼낼 때 든 생각은 '무겁다' 였어요. 황동으로 제작된 유닛은 상당히 묵직했습니다. 크롬으로 도금해 반짝이고 미끄러웠으며 철망으로 된 노즐과 분리형 2pin 케이블은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국내에서 3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으로 유닛 자체의 마감은 훌륭했습니다. 다만, 여러 평들에서 케이블이 아쉽다고 했는데 제가 구한 제품에 기본 케이블이 포함되어있지 않아 해당 부분을 확인할 순 없었어요 ㅠ

     

    케이블의 착용감이 매우 좋지 않다고 했지만, 이는 유닛과 이어팁도 한 몫 한 듯 합니다. 노즐은 무거운 bl03을 귀에 안착시키기엔 너무 짧았고, 이어팁도 얇고 짧아 정착용에 힘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 저가형 제품에 선갈이, 이어팁 교체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신경쓰다보면 어느새 이어폰보다 높은 가격을 투자해야 할 경우가 있어서요. 하지만 이번엔 부득이하게 기본 케이블이 없고, 착용감이 떨어져 판매자분이 동봉해주신 yinyoo 사의 16선 은도금 구리 케이블과 귀에 맞는 이어팁으로 교체한 뒤 사용했습니다.

     

    사운드

    최근 출퇴근 할 때 고음이 강조된 '디비누스 오스티아 라이트'를 들어서인지 bl03의 첫 인상은 저음이 많다 였습니다. 풍부한 저음이 전 음역대에 간섭하고 있었고, 때문에 밸런스 좋은 자연스러운 소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게 느껴졌습니다.

     

    저음부는 양감이 많아 단단하진 않았고 때문에 해상도도 좋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다만 이 정도가 크진 않아 저음이 강조된 이어폰으라 생각하면 만족할만한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이정도 가격대에 이런 품질의 저음을 쉽게 느낄 수 없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어요. 저음의 출력 자체는 중저음에서 극저음까지 폭 넓었으며 가끔 저음형 이어폰을 듣다보면 너무 벙벙거리거나 밸런스가 이상해 울렁거림이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bl03은 완만하게 강조되어 나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bl03이 가장 힘을 못 쓰는 음역대는 중음역대인 것 같습니다. 중역이 저음역대에 끌려가 살짝 밀려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튜닝할 때 이 부분을 인지했는지 중음이 저음에 가려진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것 같은 착색이 느껴졌어요. 중음이 자연스럽게 매끄럽지 않은게 아쉬웠습니다.

     

    반면에 고음부는 상대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원한 정도까진 아니어도 확실히 중음에 비해선 강조되었다고 느껴졌습니다. bl03이 저음이 많은데 비해 답답하지 않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고음의 튜닝을 잘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부담스러운 저음을 한결 편하게 한 고음역대였습니다. 치찰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풍부한 저음에 비해 마스킹없는 중음, 고음을 들려줘서 가볍게 음악 감상을 할 땐 만족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풍부한 저음을 내 주는 1dd의 음의 잔향이 듣는 즐거움을 더해줬습니다. 이보다 저음이 강하거나, 이보다 중-고음역대에 마스킹이 심하면 만족감이 크게 떨어질 것 같아요. 

     

    결론

    bl03은 이 가격대 이어폰이 으레 그렇듯, 음을 분석하는 재미를 느끼기엔 아쉬움이 많습니다. 음의 하부가 치고 나오니 노래에 따라서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어요. 또한 모든 음을 명료하게 듣기엔 해상도나 밸런스에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풍부한 저음의 잔향이 매력적이고, 그런 저음에 비해 다른 음역대에서 마스킹이 느껴지지 않은 게 bl03이 가성비 이어폰으로 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EDM이나 오케스트라 등 여러 음역대가 나오는 음악을 들을 때 저음이 강조될 때 쾌감이 꽤나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 노즐이 짧은게 사운드나 착용감에선 단점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침대에 누워서 들을때 전혀 이질감 없이 돌아누울 수 있다는 점은 완전 마음에 들었어요 ㅋㅋㅋ

     

     


    BOLN BL03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저음형 이어폰의 마지노선

    • 디자인 : 5/10 - 유닛 설계가 잘못된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무거운 유닛과 짧은 노즐의 조화가 좋지 않음. 다만 유닛 자체는 반짝반짝 예쁘다
    • 착용감 : 5/10 - 잘못된 디자인에서 비롯된 이상한 착용감. 이어팁을 교체해 귀에 잘 안착시키면, 무거운 유닛이 귓바퀴에 안착되면서 괜찮아진다
    • 구성품 : ?/10 - 중고로 구매해서 기본 케이블 및 파우치가 없어 평가 보류
    • 사운드 : 6/10 - 가격을 생각하면 만족스럽다. 다만 전체적인 사운드의 품질이 좋게 느껴지진 않았다. 모든 면에서 만족과 불만족 사이에서 만족 쪽에 살짝 치우쳐있어서 합격..?
    • 가성비 : 7/10 - 국내에서 3만원대, 이 가격대에 e1000, e3 등 나름 괜찮은 이어폰이 있고, 각 리시버마다 개성이 달라서 취향 따라 가성비는 갈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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