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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달 살기 1day(6월 6)_어디로 가는가(페퍼톤스)서울 한 달 살기(202306) 2023. 6. 6. 22:18반응형
6월 1일 부로 퇴사를 한뒤 짧게 대부도, 옥천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더이상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본가인 성남에 있어도 되지만, 좁고 습한 반지하로 돌아온 이유는이 5평짜리 방이 내 집이기 때문이다.
(대부도 여행은 최고로 행복했고, 옥천은 정말 할 게 없는 동네였다)
이 집에서의 시간은 정말 다사다난했다.
풍파 속에서 사회 초년생으로 느낀 대부분의 감정은 불안감이었다.
특히 퇴사 의사를 밝히고, 퇴사를 하기까지 최근 1년은 더욱 심했다.
직장을 다닐 땐 주말마다 성남에 갔기에 서울에서의 삶은 평일 저녁 뿐이었다.
오늘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느낀 것은반지하인 우리 집은 낮에 햇빛이 잘 들어온다는 점과
혼자 시간을 보내기란 참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에 3년을 살았지만 지금 살고있는 지역과
직장이 있던 홍대를 제외하곤 어딘가를 딱히 찾아간 기억이 없다.
집 계약기간이 한 달정도 남은 지금,하루 종일 누워있지 않기 위해
서울에 놀러온 여행자처럼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가보려 한다.
그래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하나가 더 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해, 대학도 어문계열로 간 나는 졸업 하기가 무섭게 잡지사로 취직을 했다.
관심사에서 벗어난 글들을 썼지만, 나름 재밌게 회사 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짧은 글 하나도 기획과 구성을 하지 않으면 쓰기가 힘이 부쳤다.
내가 쓰는게 문학 작품은 아니었지만 누군가가 소비하는 글을 쓰는건 피로도가 높은 일이었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두 번째 이유는 '가볍게'. '나'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였다.이런 생각을 한 건 카페에서 아점을 먹으며 미처 쓰지 못한 취재 원고를 쓰면서였다.
마음만 먹으면 금방 썼을테지만,
꼭 공부하기 전 책상 정리를 하는 것처럼 생각을 정리하는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현충일이어서 그런지앉아있을만한 카페는 휴무거나 손님이 가득했다.
결국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더 카페'란 카페를 들어갔다.
매장 사진을 미처 찍지 못했는데, 동네 주민들이 편히 쉬었다 가기엔 좋을 것 같다.호밀빵 샌드위치는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좋았다.
신림에 간 김에 습관처럼 알라딘에 들려 중거 음반을 보고 밖으로 나왔는데,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곧바로 비가 한 두방울 내리더니 소낙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바쁜 일이 있었으면 달리거나 우산을 샀겠지만, 옆에 있던 건물에 들어가 하염없이 기다렸다.
그때야 느꼈다. '나 완전 여유롭네?'
퇴사 후 바로 여행을 다녀오느라 알아차라지 못했는데
난 할 일이 없었다.15분 정도 기다렸을까?
비가 그쳤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이어 나갔다.
습한 기운을 머금고 있는 찬 바람이 얼굴울 간지럽혔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우산이 없는데 비가 또 오진 않을까, 불안하긴 했다. 하지만 비가 오면 또 쉬었다 갈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이 행복이 얼마나 갈 진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즐겨보리라 다짐한 채
집으로 돌아와 냉장고 속 철 지난 음식들을 버리고미뤘던 청소를 하고
밤 산책을 나왔다.
평소와 다른 길로 갔는데
너무 좋았다.
일년 내내 오늘같은 날씨였음 좋겠당
집에 와서 먹은 저녁.
이왕 술 먹을 거면 레드와인을 한 잔 마시는게 다이어트에 더 좋다길래 ㅎㅎ
와인은 gs마트에서 할인율이 가장 큰 제품으로 구매했다.
'알리 와일드 스완 메를로'란 와인이다
첫 날이라 일기인지 각오인지 모를 정도로 무겁게, 그리고 많이 쓴 것 같다.
내일은 가볍게, 사진도 많이 찍어야겠다.
오늘의 노래(6월 6일)
페퍼톤스 - 어디로 가는가
"이제 내게 말해주오 끝도 없는 이 빗속에
제발 내게 말해주오 어디로, 난 어디로 가야하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fTfTiM2pj28
<내일 할 일>
1) 일주일 간 먹을 식재료 구매
2) 용산 cd샵 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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